개발/생각

입사 4달차 주니어 개발자가 팀장이 되고...(1)

prpn97 2024. 2. 7. 23:40

그 간의 발자취..

2주차 때 한 번 글을 남겼는데, 아무래도 너무너무너무 부족했던 나였기에 돌아보면.. 일하면서 많은 성장이 있었던 것 같다. 

 

  이미 입사하자마자 여러 문제들을 많이 파악했었고, 내 성격 그대로 돌파하고자 했던 것 같다. 물론 정면돌파는 늘 두렵고, 나 역시 100% 정확한 논리가 아닐 땐 시도하는 것에 불과하기에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일하면서 점점 개발환경, 사내 환경 등 나에겐 갈급함이 생겼다. 

 

  나도 cs에 너무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자료구조(자료구조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배열...객체...)도 모르고 10년차 개발자라고 하는 누군가도 있고,

첫날 아무런 인수인계도 받지 못하고 땀 뻘뻘 흘리면서 서버 접속하려고 발악했던 내가 떠오르는데.. 풀스택으로 우리를 리드해주시는 분은 ssh로 접속하는 방법조차 모르셨다. 

 

  그만큼 나의 위치가 아래라는 것을 체감했고, 그러나 국비지원 부트캠프 수료자가 넘쳐나 비전공자 개발자가 설 곳은 점점 없다는 것을 알기에 상황탓을 할 명분은 없다. 감사하게도 나는 애초에 정이 많아서 아무리 뭔가 불편해도 도망치기보다는 내가 해결해보려는 의지가 강해서 주변에서는 차라리 공부 더 해서 이직을 권하기도 했지만, 개발자 이전에 협업을 하는 직장인으로의 나를 바라봤을 때 이정도 규모의 작은 스타트업 안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친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안에서는 좋은 양분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엔 아무래도 상사, 선임 등 나에겐 다들 윗사람이기에 조심스럽기도 했고, 그러나 서버에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를 해야 하는 작업에 있어서 내 양심이 이를 막다보니 여러모로 내적 갈등이 많았다. 기존 코드에 json타입이 이유없이 직렬화되어 오고가는 모습들을 보기도 했고, 그걸 말씀드리면 다시 json으로 변환해서 넣으면 된다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 숨기기 급급한 모습들을 보게 되는 것 같다. 

 

 

  10월에 입사해서 2개월간 열심히 투쟁했는데, 가장 중심이던 두 분이 이직을 하셨다. 누군가는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너무 후련하고 이미 목소리는 커져있는 나였지만 직접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 와중에 이직한 한 분은 감사하게도 나에게 외주를 맡겨주셔서 재미좀 보고 있는데, 나의 저항이 꽤나 마음에 드셨던 것 같다. 그리고 대표님과 연봉협상을 할 때 연봉얘기보다는 그간 답답함을 문서화해서 드렸다. 소통문제, 공부하지 않고 계속 도태되는 문제, 문제를 알았을 때 이유불문 덮는 문제, 뭐 너무 많다. 이미 심지가 굳은 기업도 아니고 스타트업이 벌써 이러면 나중에 감당하시기 어려울 거라고 말씀드렸고, 어차피 윗사람들도 나갔겠다 솔직히 적나라하게 말씀드렸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은.......... 팀장직이였다. 교회에서 허구한날 매번 무슨 팀장 무슨 팀장 하다가 사회에서 팀장직을 맡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대표님이 나의 무엇을 보고 그렇게 믿어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늘 먹던대로~ 같이 팀원이였던 그들과 소통하며 2달이 지났다. 

 

짧지만 2개월간 팀장직을 감당하면서 목표한 것들

 

  1월부터는 대표님과 사내 개발팀의 문화와 개발 / 소통방식을 전부 개선하겠다고 말씀드렸고, zira를 통해 태스크를 정리하고 매니징하면서 팀원 각각의 성향과 개발 속도, 현재 하고 있는 작업의 우선순위 등을 파악했다. 

  그리고 앞으로 매 번 초기세팅을 반복할 이유가 없기에 디폴트로 가져갈 서버 구조를 Nest로 구현하고, 젠킨스를 통해 ci/cd를 구축했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왔을 때 초반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1월에 많은 리소스를 투자했다. 

 

 

  나는 나를 객관화했을 때 협업에 있어 자신이 있었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면서 니즈파악과 설득에 대해 배웠고, 안타깝게도 이전에 일을 하면서 어느정도 자신있던 내가 완벽하지 않고, 그리고 완벽하지 않기에 모두를 설득할 수는 없었던 시간들도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나는 백엔드 개발자로 왔고, 구조는 여러 프론트들과 나 혼자 백엔드임은 다름이 없다. 기존에 있던 플러터 개발자는 웹개발을 원하셔서 거의 생초짜고, 플러터 개발자를 찾았으나 역시 플러터 개발자는 너무 적었다. 주니어주제에 면접도 보고 어떤 개발자를 뽑아야 할까 고민하면서 결국에는 내가 나중에 다른 기업에 갈 때를 떠올려보며 웃기도 했다. 

 

  플러터 자체가 얼마 안된 기술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자바나 스위프트면 몰라도 애초에 신입을 뽑는데 플러터 개발자다? 부트캠프에서 플러터를 가르칠리도 없고 사설학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연차 대비 실력있는 개발자를 뽑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고, 역시나 그랬다.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도대체 와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고, 성의도 없고 여러모로 화가 많이 나기도 했다. 그나마 괜찮은 지원자들 면접을 봤을 때, 막상 대화해보면 포트폴리오가 그 사람을 보여주지 않음을 금방 알았다. 자소서를 자소설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하나를 하더라도 알고 쓰는 사람이 없었다. 그냥 내가 이상한 것 같다. 그나마 한 지원자가 당장 플러터를 할 줄 모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학부에서 다른 개발을 했고, 열정을 보고 뽑아서 이제 회사 소스코드 쥐어주고, 배우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언급한 것처럼 웹 개발자 역시도 이제 전향한 생초보기에, 내가 핸들링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나는 혼자 공부할때 Vue로 개인프로젝트를 해보며 1달동안 많은 경험들을 했던 것 같다. 사실 의미없는 시간들이라고 여기기도 했는데 지금 보니 참 다행이였다. React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는 나지만, 이미 express에서 Nest를 겪어보면서 프레임워크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도, 함수도, 변수조차도 저마다의 근거가 있고 그 근거가 충분하다면 새로움이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가득찰 것이 기대가 됐다. 

 

  결국 부족한 내가 팀원을 핸들링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하는 것들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다. '니가 뭘 알아'가 나오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팀원이 하는 일이지만 나도 어느정도의 견해가 필요하고, 결국 결정권과 책임은 내게 온다는 것을 안다. 

 

  자신감이 필요했고, 근자감으로 보이지 않아야 했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솔직히 리액트 모르지만, 기본적인 상태관리와 구조를 정리해놓는다면 똑같은 JS고 똑같은 방식이다. 그들의 짐을 덜기 위해 내가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리고 실제로 그들의 짐을 덜어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렇게 다짐하고 2월부터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너무 길어져서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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